계시란 무엇인가?
계시라는 용어는 헬라어 '아포칼립시스(apokalypsis)'에서 유래하며, 이는 '덮개를 벗기다', '드러내다'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 용어는 하나님께서 감추어져 있던 자신의 속성과 뜻을 인간에게 드러내는 행위를 묘사하는 데 사용됩니다. 또한, 히브리어 '갈라(galah)'라는 단어는 '열다', '드러내다'를 의미하며, 구약에서 하나님께서 자신의 비밀을 선지자들에게 알리실 때 사용되었습니다. 이처럼 계시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스스로를 드러내어, 자신의 성품과 계획을 인간에게 알리시는 과정이자, 그분의 뜻을 나타내는 행위입니다. 조직신학에서 계시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단절을 극복하고, 하나님의 뜻과 성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수단으로 이해됩니다. 이 계시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진리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하나님과 피조물 간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본질적인 기초가 됩니다.
2. 계시론 개요
계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일반계시(자연계시)로, 이는 자연과 인간의 양심을 통해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자신을 드러내시는 방식입니다. 일반계시는 자연세계, 인간의 도덕적 직관을 통해 하나님을 인식하게 하며, 이는 하나님에 대한 보편적 지식을 제공하지만 구원의 지식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둘째는 특수계시(직접 계시)로, 이는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하나님이 직접 자신을 드러내는 것으로,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특수계시는 구원의 진리와 하나님의 구체적인 뜻을 전달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두 계시는 서로 보완적이며, 하나님의 존재와 구원의 계획을 인류에게 명확히 알려줍니다.
3. 1. 일반계시 (General Revelation)
일반계시는 하나님께서 모든 인간에게 자연, 역사, 그리고 인간의 양심을 통해 자신을 나타내시는 것입니다. 이 계시는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주어지며, 그 누구도 변명의 여지가 없게끔 만듭니다. 시편 19편은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라고 말하며, 자연 속에서 하나님의 존재와 위엄을 볼 수 있음을 나타냅니다. 또한 로마서 1장 20절에서는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세상 창조 이후로 그의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라고 하여, 창조된 세계를 통해 하나님의 성품을 인식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일반계시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의 기초가 되지만, 구원의 지식을 제공하기에는 제한적입니다.
4. 2. 특수계시 (Special Revelation)
특수계시는 하나님께서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특별히 자신을 드러내시는 것으로,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구원의 진리를 알기 위해서는 특수계시가 필요합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형태로서, 하나님의 뜻과 인류를 향한 구원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특수계시입니다. 히브리서 1장 1-2절은 "옛적에 선지자들을 통하여 여러 부분과 여러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이 이 모든 날 마지막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으니"라고 말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계시의 절정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그리스도는 하나님 자신을 인간에게 온전하게 나타내신 궁극적인 계시입니다.
5. 계시의 목적과 의미
계시의 목적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참된 관계를 회복하고, 하나님의 성품과 뜻을 인간이 이해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계시를 통해 인류에게 자신의 계획과 의도를 알리시며, 인간이 구원의 길로 나아가도록 초청하십니다. 일반계시는 하나님의 존재와 그분의 위대하심을 인식하게 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신의 필요성을 느끼게 합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우주 만물의 질서를 통해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성과 위대하심을 보게 되고, 그로 인해 신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일반계시는 인간에게 구원에 이르는 명확한 길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인간이 하나님을 찾고 그분께 나아갈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첫 번째 단계일 뿐입니다.
특수계시는 이러한 인식된 필요에 대해 구체적인 해답을 제공합니다.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주어진 특수계시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명확히 드러내며, 구원의 진리와 은혜의 길을 밝혀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십자가의 대속은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절정이며, 인간이 하나님과의 화해와 교제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보여줍니다. 특수계시는 하나님께서 직접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어, 인간이 구원의 길을 알고 그 길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은혜의 수단입니다.
계시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이 하나님과 깊은 인격적 관계를 맺고, 그분의 자녀로서 살아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인간은 하나님의 진리와 은혜를 깨닫고, 그분의 사랑 안에서 살아가며, 결국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됩니다. 구원의 계획은 인간을 죄와 사망에서 건져내어, 하나님과의 온전한 화해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는 계시를 통해 인류를 초청하시며, 그분의 품 안에서 참된 평안과 구원의 기쁨을 누리게 하시려는 목적을 이루고자 하십니다.
6. 신학적 분석
신학자들은 계시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칼 바르트(Karl Barth)는 하나님의 계시는 철저히 '위로부터 오는 것'이며, 인간의 노력이나 사고로는 도달할 수 없는 초월적 진리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계시의 중심으로 보며, 모든 계시의 궁극적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는 자연과 이성을 통해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가능성을 강조하며, 일반계시와 특수계시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계시에 대한 계몽주의적 비판도 존재합니다. 계몽주의는 인간의 이성과 경험을 중시하며 초월적인 계시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 신학은 계시의 초월성과 신비를 인정하며, 계시가 단지 인간의 지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구원과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위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7. 성경적 기초
성경에서 계시는 구약과 신약 전체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모세에게 주어진 율법(출애굽기 19-20장), 선지자들을 통한 예언(이사야, 예레미야), 그리고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요한복음 1장 14절)은 하나님의 계시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요한복음은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요한복음 1:1)라고 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자신을 계시하신 말씀임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계시는 그저 정보 전달의 차원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인간과 깊은 관계를 맺고, 그분의 사랑과 구원 계획을 나누기 위한 초청입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은 인간이 그분과 인격적인 교제를 나누고, 구원의 은혜를 누리도록 부르십니다. 계시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하나님과의 진정한 교제 안에서 살아가도록 하는 은혜의 수단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계시를 통해 인간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시려는 의도를 담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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