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이름 '엘 엘리온(El Elyon, אל עליון)'

하나님의 이름 '엘 엘리온(El Elyon, אל עליון)'에 대한 신학적 고찰

하나님의 이름은 성경에서 하나님의 본질과 속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중 '엘 엘리온(El Elyon, אל עליון)'은 하나님을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The Most High God)'으로 묘사하는 명칭으로, 성경에서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과 초월성을 강조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 명칭은 주로 구약 성경에서 나타나며, 하나님의 권능이 세상의 어떤 힘보다 높고 절대적이라는 개념을 전달합니다. 시편과 다니엘서에서 특히 강조되며, 하나님의 영원한 통치와 만물 위에 계신 절대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신학적 개념입니다. 본 논문에서는 '엘 엘리온'의 언어적 기원, 성경적 사용, 신학적 의미, 그리고 기독교 신앙에서의 적용을 심도 있게 다루고자 합니다.

'엘 엘리온'의 어원과 언어적 의미

'엘 엘리온'이라는 명칭은 두 개의 히브리어 단어로 구성됩니다. '엘(El, אל)'은 구약 성경에서 하나님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명칭으로, 하나님의 신적 본질을 의미합니다. '엘리온(Elyon, עליון)'은 '높다', '지극히 높다'라는 의미를 가지며, 하나님께서 모든 창조물과 인간 역사 위에 계신 초월적인 존재이심을 나타냅니다.

'엘리온'의 의미적 해석

'엘리온'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높음의 개념을 넘어,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초월성을 의미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이해와 한계를 뛰어넘어 존재하시며, 그 어떤 피조물보다 높고 위대하신 분임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신명기 32장 8절에서는 "지극히 높으신 자(엘리온)가 인류를 구분하시며 각 나라의 경계를 정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역사와 민족의 운명을 결정하시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엘리온'이라는 표현은 또한 고대 근동의 신학적 배경에서도 발견됩니다. 우가릿 문헌과 가나안 지역의 종교에서 비슷한 용어가 사용되었으며, 이는 당시 사람들이 '가장 높은 신'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하나님을 이해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엘 엘리온'이 유일하신 참 하나님을 가리키며, 다른 신들과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로 강조됩니다.

'엘 엘리온'과 성경 속 사용 사례

'엘 엘리온'이라는 명칭은 구약 성경에서 여러 차례 등장하며, 하나님의 절대적인 권위와 능력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사용됩니다.

창세기에서의 '엘 엘리온'

창세기 14장 18-20절에서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을 축복하며 하나님을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엘 엘리온)'으로 부르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살렘 왕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으니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더라... 너희 대적을 네 손에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찬송할지로다"(창 14:18-20).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전쟁과 역사의 주관자가 되심을 나타내며, 아브라함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권능 때문임을 강조합니다.

이 장면은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결점으로도 해석됩니다. 히브리서 7장에서 예수님은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른 대제사장으로 설명되며, 이는 '엘 엘리온'의 권위가 예수님을 통해 완전히 계시됨을 보여줍니다.

시편에서의 '엘 엘리온'

시편에서는 '엘 엘리온'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하나님을 만물 위에 계신 분으로 높이는 찬양 가운데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시편 47편 2절에서는 "지존하신 여호와는 두려우시고 온 땅에 큰 왕이 되심이로다"라고 선포하며,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주권자이심을 찬양합니다. 이는 신자들이 하나님을 모든 피조물 위에 계신 왕으로 경배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또한 시편 91편에서는 하나님을 피난처로 묘사하며, "나는 여호와를 향하여 말하기를 그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내가 의뢰하는 하나님이라 하리니 이는 그가 너를 새 사냥꾼의 올무에서와 심한 전염병에서 건지실 것임이라"(시 91:2-3)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엘 엘리온'이 단순한 높은 존재가 아니라, 보호하시고 돌보시는 하나님이심을 나타냅니다.

'엘 엘리온'과 하나님의 주권

'엘 엘리온'이라는 명칭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을 강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나님은 단순한 신적 존재가 아니라, 모든 세력을 초월하여 역사를 주관하시며 통치하시는 분이십니다.

'엘 엘리온'과 인간의 겸손

하나님의 절대적인 높음을 인식하는 것은 인간의 겸손과 직결됩니다. 다니엘 4장 34절에서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교만하여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다가 징계를 받은 후, "지극히 높으신 이(엘 엘리온)를 찬양하며 경배하며 영광을 돌리니 그의 주권은 영원한 주권이요 그의 나라는 대대에 이르리로다"라고 고백합니다. 이는 인간이 하나님의 높으심을 인정하고, 하나님 앞에 겸손해야 함을 가르쳐 줍니다.

'엘 엘리온'과 신약에서의 적용

신약에서는 '엘 엘리온'이라는 명칭이 직접적으로 자주 사용되지는 않지만, 하나님께서 가장 높은 분이시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그의 권능이 나타난다는 개념으로 확장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엘 엘리온'

누가복음 1장 32절에서 천사는 예수님에 대해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엘 엘리온)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라"라고 말합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본체이시며, 그의 신적 권위를 가지신 분이라는 신학적 개념을 반영합니다.

'엘 엘리온'의 신학적 함의

'엘 엘리온'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높음의 개념을 넘어서,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과 인간의 겸손을 요구하는 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은 모든 세력과 권세 위에 계시는 절대적인 통치자이십니다. 둘째,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겸손해야 하며, 하나님의 높으심을 인정해야 합니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높으신 계획과 권능이 완전히 드러납니다.

결론

'엘 엘리온'이라는 하나님의 이름은 성경 전반에서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초월성을 강조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사용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만물 위에 계시며, 역사를 주관하시고, 그의 뜻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인간은 이러한 하나님의 높으심을 깨닫고 겸손히 순종해야 합니다. 또한,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지극한 높으심이 더욱 구체적으로 계시되며, 이를 통해 신자들은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고 찬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