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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주해

누가복음 15장 주요 주제와 해설 묵상

by πάροικος 2025.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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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자를 찾으시는 하나님의 마음

누가복음 15장은 예수님께서 연속적으로 세 가지 비유를 통해 하나님의 극진한 사랑과 죄인을 향한 구원의 기쁨을 강조하신 말씀입니다. 이 장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철저히 잃어버린 자를 향하고 있으며, 그들을 회복시키는 것이 하나님의 기쁨이라는 진리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종교적인 의로움을 내세우는 자들에게는 도전이 되고, 은혜를 갈망하는 자들에게는 위로가 되는 복음의 진수가 담겨 있습니다.

 

잃은 양과 잃은 드라크마: 잃은 자를 찾는 은혜

누가복음 15장은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예수님이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시는 것을 보고 비난하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이 사람이 죄인을 영접하고 음식을 같이 먹는다”(눅 15:2). 이 배경 속에서 예수님은 세 가지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첫 번째는 잃은 양의 비유입니다. 목자가 100마리 중 한 마리를 잃어버렸을 때, 99마리를 들에 두고 잃은 한 마리를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찾으면 어깨에 메고 기뻐하며 돌아옵니다. 예수님은 “이와 같이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늘에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아홉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것보다 더하리라”(눅 15:7)고 하십니다.

여기서 ‘회개하다’는 헬라어 ‘메타노에오’(μετανοέω)는 단순히 죄를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향 전환을 뜻합니다. 즉, 하나님을 등지고 살던 삶에서 하나님께 돌아오는 전인적 회복입니다. 그리고 ‘기뻐하다’는 말은 헬라어 ‘카이로’(χαίρω)로, 단지 감정의 기쁨을 넘어서 존재 깊은 곳에서 나오는 영광의 환희를 뜻합니다.

두 번째 비유는 잃은 드라크마입니다. 한 여인이 열 드라크마 중 하나를 잃어버리자 등을 켜고 집을 쓸며 찾을 때까지 애씁니다. 그리고 찾으면 이웃을 불러 함께 기뻐합니다. 이 비유는 단순히 물건을 찾은 기쁨을 넘어서, 하나님의 열심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아무리 작은 한 영혼이라도 포기하지 않으시며 끝까지 찾아내십니다.

이 두 비유는 하나님의 은혜가 먼저 찾아오시는 사랑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양이 스스로 돌아오지 않았고, 드라크마는 아무 행동도 할 수 없었습니다. 철저히 주체는 하나님이십니다. 복음은 우리가 하나님을 찾아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먼저 찾아오신 것입니다.

 

두 아들의 이야기: 아버지의 마음과 형의 오해

세 번째 비유는 우리가 흔히 '탕자의 비유'로 알고 있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 비유의 중심은 아들이 아니라 아버지입니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에게 유산을 요구하고 먼 나라로 가서 방탕한 삶을 살다가 궁핍에 처합니다. 결국 돌아올 것을 결심하고 “나는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품꾼의 하나로 보소서”라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아들이 돌아오기도 전에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춥니다. 헬라어 ‘달려가다’는 ‘드라모’(δραμών)는 단거리 경주할 때 쓰는 표현으로, 단지 걸어간 것이 아니라 전력을 다해 달려갔다는 뜻입니다. 이는 당시 유대인의 체면을 무너뜨리는 행위였으며, 아버지가 얼마나 간절히 기다렸는지를 보여줍니다.

아버지는 제일 좋은 옷을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깁니다. 모두가 신분 회복을 상징하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벌입니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회복과 기쁨을 상징합니다.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눅 15:24).

그러나 이 비유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집에 있던 큰아들이 이 상황을 듣고 화를 냅니다. 그는 자신은 수고하고 명을 어긴 적도 없지만 잔치를 받아본 적 없다고 항변합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 것이 다 네 것이로되 이 네 동생은 죽었다가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얻었기로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하다”(눅 15:31-32)라고 말합니다.

큰아들의 모습은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태도를 반영합니다. 겉으로는 순종하고 열심이 있지만, 그들의 마음은 아버지의 뜻과 멀어져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죄인에게 흘러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마음은,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의 모습입니다.

이 비유는 탕자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형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 안에 있는 둘째 아들 같은 방황도, 첫째 아들 같은 의로움의 교만도 모두 회개해야 할 대상입니다. 진정한 자녀됨은 아버지의 집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마음을 아는 데 있습니다.

 

회개의 기쁨, 하나님의 기쁨

누가복음 15장의 세 비유는 단지 죄인이 구원받는 사건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 복음의 중심입니다. 잃어버린 자를 향한 하나님의 끈질긴 열심, 돌아온 자를 향한 아낌없는 환대, 그리고 회개를 통해 회복되는 관계. 이것이 복음의 본질입니다.

이 장에서 강조되는 단어는 ‘잃었다’, ‘찾았다’, ‘기뻐하였다’입니다. 복음은 길 잃은 자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요, 그 사랑에 응답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회복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회복은 단지 개인적 감격이 아니라, 하늘의 잔치를 불러일으키는 기쁨입니다. “이와 같이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나님의 사자들 앞에 기쁨이 되느니라”(눅 15:10).

우리는 이 복음 앞에서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첫째, 우리는 모두 한때 잃어버린 자였고, 지금도 은혜가 아니면 서 있을 수 없는 자라는 사실입니다. 둘째, 하나님은 오늘도 잃어버린 자를 찾으시며, 우리가 그 기쁨의 통로로 부름받았다는 것입니다. 복음을 맡은 자로서, 우리는 돌아오는 자를 향한 기쁨의 자리에 함께 서 있어야 합니다.

 

결론

누가복음 15장은 아버지 되신 하나님의 마음을 가장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장입니다. 죄인을 찾으시는 열심, 회개를 반기시는 환대, 그리고 구원을 기뻐하시는 은혜. 이것이 복음입니다. 우리는 이 복음 앞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회개의 삶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가 돌아올 때, 그 기쁨의 자리에 함께 서 있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잔치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나는 그 잔치 안에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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