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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주해

누가복음 20장 주요 주제와 해설 묵상

by πάροικος 2025.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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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앞에 서는 자의 자세

누가복음 20장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 공개적으로 가르치시며 종교 지도자들과 논쟁을 벌이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장은 예수님의 권위가 어디서부터 오는지를 밝히는 동시에, 하나님 나라 앞에 인간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강하게 도전합니다. 종교적 위선을 벗기시고, 참된 권위와 복음의 실체를 드러내시는 예수님의 공적인 증거는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말씀하십니다.

권위의 근원을 묻다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가르치실 때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 장로들이 와서 "당신이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느냐, 이 권위를 준 이가 누구냐"(눅 20:2)고 묻습니다.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역을 무너뜨리려는 도전이며, 공권력과 율법적 권위에 대한 정면 충돌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질문에 곧장 대답하지 않으시고, 반문하십니다. "요한의 세례가 하늘로부터냐, 사람으로부터냐?"(눅 20:4). 이 질문은 단지 지혜로운 대처가 아니라, 참된 권위가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드러내는 신학적 반격입니다. 침례 요한의 사역은 하늘로부터였으며, 그가 예수님을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증언했다면, 예수님의 권위 또한 하늘로부터 온 것입니다.

그러나 종교 지도자들은 백성의 눈치를 보며 대답을 피하고, 결국 "어디서인지 알지 못하노라"고 회피합니다. 이에 예수님도 "나도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이르지 아니하리라"(눅 20:8)고 하십니다. 참된 권위는 인정하는 자에게는 밝히 드러나고, 거부하는 자에게는 감춰지는 복음의 법칙이 여기에 있습니다.

포도원 농부의 비유: 거절당한 아들의 심판

예수님은 이어서 포도원 농부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한 사람이 포도원을 만들고 농부들에게 맡긴 후 타국으로 갑니다. 때가 되어 소출을 받으려 하자 농부들은 종들을 때리고, 모욕하며, 내쫓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아들을 보내지만, 그들은 "이 사람은 상속자니 그를 죽이고 그 유산을 우리 것으로 만들자"(눅 20:14)며 아들을 포도원 밖에서 죽입니다.

이 비유에서 포도원은 이스라엘을 상징하며(사 5:1-7), 농부들은 종교 지도자들을 의미합니다. 주인의 종들은 선지자들이고, 아들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입니다. 농부들이 아들을 죽였다는 것은 장차 일어날 십자가 사건을 예언하는 동시에, 종교 지도자들의 악의를 폭로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포도원 주인이 어떻게 하겠느냐? 와서 그 농부들을 진멸하고 포도원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리라"(눅 20:16)고 하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심판과 복음의 이방인 확장을 동시에 예고하는 말씀입니다.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그렇게 되지 말아야 하리이다"라며 반발하지만, 예수님은 시편 118편을 인용하여 말씀하십니다. "건축자들이 버린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눅 20:17). 거절당한 자가 결국 구원의 핵심이 된다는 복음의 패러독스입니다.

세금과 부활 논쟁: 진리를 향한 눈

이제 그들은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려 하여 공회 사람들과 헤롯당원을 보내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으니이까?"라고 묻습니다. 이 질문은 이중적인 함정을 품고 있습니다. 세금을 바치라 하면 민중의 분노를, 바치지 말라 하면 로마의 처벌을 유도하려는 의도입니다.

예수님은 대답하시기 전에 데나리온 한 개를 보여 달라고 하시고, "이 형상과 글이 누구의 것이냐?" 묻습니다. 그들이 "가이사의 것이니이다" 하자, 예수님은 "그런즉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눅 20:25)고 하십니다. 이는 단순한 중재적 회피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과 이 세상의 질서를 동시에 인정하는 지혜로운 선언입니다.

이어 사두개인들이 와서 부활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들은 부활을 믿지 않았기에, 일곱 형제가 한 여자를 아내로 취했을 경우 부활 때 누구의 아내가 되겠느냐는 질문으로 조롱합니다. 예수님은 부활 후에는 장가도 시집도 가지 않으며, "죽을 수 없고 천사와 같으며 부활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자녀"(눅 20:36)라고 대답하십니다.

그리고 모세조차도 떨기나무 가운데서 하나님을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 불렀다고 인용하며,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요 살아 있는 자의 하나님이시라"(눅 20:38)고 하십니다. 이는 부활의 실재성과 하나님의 생명 주권을 분명히 드러내는 강력한 신앙고백입니다.

다윗의 자손이신 그리스도와 외식의 경고

이제 예수님께서 반문하십니다. "어찌하여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다윗의 자손이라 하느냐?"(눅 20:41) 하시며 시편 110편을 인용하십니다. 다윗이 그리스도를 "내 주"라 칭했으니, 단순한 육신적 후손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초월적 존재임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이는 메시아관에 대한 수정이자, 신적 권위에 대한 재정의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무리에게 바리새인들을 경계하라고 하십니다. 그들은 율법을 잘 알지만 그것을 이용하여 스스로를 높이고, 외식으로 과부의 가산을 삼키며, 길게 기도함으로 존경을 받으려 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더 큰 심판을 받으리라"(눅 20:47)고 단언하십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단지 외형적 위선에 대한 비판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 선 자의 진정성이, 삶 전체에 영향을 미쳐야 하며, 경건이란 이름 아래 자기 이익을 챙기는 위선은 하나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는 무서운 경고입니다.

결론

누가복음 20장은 예수님의 권위가 세상 권위와 어떻게 충돌하며, 또한 그 권위 앞에 인간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권위는 자리를 차지한다고 생기지 않고, 진리를 말한다고 해서 모두 환영받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오직 진리의 권세로 종교 지도자들의 위선을 꿰뚫으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십니다. 우리는 이 말씀 앞에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 권위를 거부하는 농부입니까, 아니면 버림받은 돌을 머릿돌로 모시는 하나님의 백성입니까? 예수님은 지금도 그 권세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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