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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상징

임재하시는 하나님

by πάροικος 2025.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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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영광과 친밀함에 대한 성경신학적 고찰

하나님은 초월하신 하나님이신 동시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즉, 하나님은 창조 세계를 초월하여 계시되면서도, 자신이 지으신 피조물들 가운데 실제로 ‘함께 하시며’ 거하시고 역사하시는 분입니다. 이 임재는 단순한 감정적 체험이나 상징적 표현이 아닌, 성경 전체를 꿰뚫는 하나님의 본질적인 성품이며, 구속사의 중심 흐름입니다. 임재하시는 하나님은 언약과 연관되며, 구원의 시작부터 종말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적 개입은 하나님의 임재로 드러납니다. 본 글에서는 보수적인 성경신학의 틀 안에서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성격과 목적, 그리고 성도의 삶 속에서의 적용까지 체계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임재의 개념과 신학적 정의

‘임재’(Presence)는 하나님의 거룩한 존재가 인간과 공간 속에 실제적으로 나타나고 작용하는 신적 현현을 의미합니다. 이는 하나님이 단지 '어디에나 계시는’ 편재성(Omnipresence)과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나타나시는 ‘언약적 임재’로서 이해됩니다.

시편 139:7~10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

하나님의 편재는 모든 곳에서 동일하게 존재하신다는 사실이지만, 임재는 하나님이 특별한 방식으로 ‘나타나시고 개입하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단지 공간의 개념을 초월하여, 구원의 역사 속에서 그분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임재는 ‘함께 하심’으로 나타남

‘임마누엘’(Immanuel)이라는 히브리어는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의미로, 임재의 본질을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이름입니다. 이 이름은 하나님의 언약적 신실성과 연합적 사랑을 동시에 나타냅니다. 하나님은 멀리 떨어져 계신 초월자이신 동시에, ‘함께 하시는 동행자’이십니다.

 

구약에서의 임재하시는 하나님

구약은 하나님의 임재가 어떻게 인간의 삶과 역사 가운데 나타났는지를 다양한 사건과 상징을 통해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종종 구름, 불, 성막, 성전과 같은 공간과 시공간적 상징 속에서 드러났습니다.

에덴동산의 임재

창세기 3:8에서 “여호와 하나님이 동산에 거니시는 소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타락 이전 인간은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자유롭고 두려움 없는 관계를 누렸습니다. 타락은 이 임재의 단절을 의미하며, 구속사는 이 임재를 회복하는 여정이 됩니다.

출애굽기의 성막 임재

“구름이 회막에 덮이고 여호와의 영광이 성막에 충만하매” (출 40:34)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광야를 행진하시는 동안 성막에 임재하셨습니다. 이는 임재하시는 하나님이 고정된 장소에 머무르시기보다, 백성과 함께 이동하시고, 동행하시는 분이심을 나타냅니다. 보수적 신학은 이 장면을 하나님의 ‘언약적 임재’(Covenantal Presence)로 해석하며, 백성과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구속적 동행으로 설명합니다.

성전과 영광의 임재

솔로몬이 성전을 봉헌할 때, 하나님의 영광이 성전에 충만히 임했습니다(왕상 8:10~11). 이는 하나님의 영광이 특정한 장소에 임하셨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실제성을 모두 가지며, 성전은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를 상징하는 장소로 기능하게 됩니다.

그러나 에스겔 10장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성전을 떠나는 장면은 이스라엘의 불순종과 우상숭배로 인해 하나님의 임재가 철수하는 사건을 보여주며, 임재는 죄와의 관계 안에서 조건적일 수 있음을 드러냅니다.

 

신약에서의 임재: 그리스도 안의 임마누엘

신약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가 가장 구체적이고 인격적으로 나타났음을 선포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임재 그 자체’로 이 땅에 오신 분입니다.

마태복음 1:23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

예수 그리스도는 단지 하나님의 대리자가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 사람 가운데 임하신 사건입니다. 성육신은 곧 하나님의 임재가 인류 가운데 거하시는 결정적 계시이며, 이것은 구약의 모든 임재의 예표들이 실현된 성취입니다.

요한복음 1:14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여기서 ‘거하다’는 헬라어 ‘스케노오’(σκηνόω)는 ‘장막을 치다’는 뜻으로, 출애굽기에서 하나님이 성막 가운데 임하신 것과 같은 언어적 연결을 갖습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임재의 성전이시며, 그 안에서 하나님이 우리와 영원히 거하신다는 메시지입니다.

 

성령을 통한 현재적 임재

예수님의 승천 이후 하나님은 성령을 통해 그분의 임재를 신자의 삶 속에 계속 나타내십니다. 성령은 교회와 성도 안에 거하시며, 하나님의 임재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실현되도록 하시는 분입니다.

고린도전서 3:16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성도는 이제 성전 자체이며, 성령의 내주하심은 곧 하나님의 임재하심입니다. 이는 구약의 임재가 특정 장소와 기물에 제한되었던 것과는 달리, 신약에서는 모든 신자 안에 내주하시는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임재로 확장된 것입니다.

요한복음 14:16~17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성령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시며, 외적인 장소가 아닌 내적인 존재의 변화 속에 임재하십니다. 보수적 신학은 이를 성도의 ‘실재적 교통’(Real Communion)으로 설명하며, 임재는 단지 상징이 아니라 실제 경험 가능한 신적 동행임을 강조합니다.

 

임재하시는 하나님과 신자의 삶

하나님의 임재는 신자의 일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진리입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의식하고 사는 삶은 두려움과 죄에서 벗어나 거룩함과 담대함으로 살아가는 삶입니다.

두려움의 제거

“내가 너와 함께 하리니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의 하나님이 됨이라” (사 41:10)

하나님의 임재는 두려움을 제거합니다. 이는 단순한 심리적 위안이 아니라, 실재하는 신적 동행의 약속이 주는 담대함입니다.

예배의 중심으로서의 임재

참된 예배는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이루어져야 합니다. 마태복음 18:20에서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고 하신 말씀은 공동체 예배 속에서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죄에 대한 경각심

하나님의 임재는 또한 성도에게 경건과 거룩함을 요구합니다. 다윗은 시편 51:11에서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라고 간구하며, 임재의 상실이 가장 큰 심판이자 슬픔임을 고백합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은 철저한 회개와 거룩함을 요구합니다.

 

결론

임재하시는 하나님은 성경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시는 하나님으로 등장하십니다. 에덴동산에서의 동행, 광야에서의 성막,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성육신, 성령을 통한 내주하심, 그리고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완성될 영원한 동행까지, 하나님의 임재는 구속사의 본질이자 종말의 궁극적 목적입니다. 보수적 성경신학은 이 임재를 단지 체험적 종교 감정이 아닌, 하나님의 언약 신실성과 존재의 본질로 받아들이며, 성도는 임재의 은혜를 사모하고, 그 거룩함을 삶으로 실현해 나가야 함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리고 그 임재는 우리가 가장 힘들 때에도, 가장 연약할 때에도, 가장 충만하게 경험되는 은혜의 선물입니다. 혹시 빠진 철자 하나쯤 있었더라도, 그분은 여전히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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