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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주해

마태복음 1장 주요 주제와 해설 묵상

by πάροικος 2025.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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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 안에 감추어진 복음의 빛

하나님께서 성경의 첫 장에 족보로 문을 여셨다는 사실은 깊은 묵상의 문을 엽니다. 마태복음 1장은 단순한 이름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사를 풀어내는 열쇠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하는 거룩한 선언입니다. 족보라는 인간의 역사 속에 하나님이 침투하시고, 그 역사 속에서 죄인들을 통해 의를 세우시며 결국 약속하신 메시야를 보내시는 은혜의 흐름이 담겨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는 선언

마태복음 1장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는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이 짧은 문장 안에 유대인의 구속사 전체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언약의 시작이고, 다윗은 왕국의 언약을 대표합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창 12:3)고 하셨고, 다윗에게는 그의 자손 중 영원히 왕위에 앉을 자를 약속하셨습니다(삼하 7:12-13). 이 두 언약의 계보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었다는 것이 마태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입니다.

여기서 사용된 헬라어 "γενεσις"(게네시스)는 '계보', '기원', '창조' 등을 의미하는데, 이는 창세기의 시작을 떠올리게 하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창조가 시작되었음을 암시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은 단순한 한 인물의 등장이나 종교 창시자의 탄생이 아니라, 전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구속의 시작이자 완성의 서막인 것입니다.

 

족보 속의 이름들: 죄인의 역사 위에 세운 은혜

마태는 42대에 걸친 계보를 세 구획으로 나누어 기술합니다.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다윗부터 바벨론 포로까지, 그리고 바벨론 포로에서 그리스도까지입니다. 이 배열은 단순한 시간 순이 아니라 신학적 구조를 따라 구성되었습니다. 아브라함에서 시작된 언약이 다윗에서 절정을 이루고, 이스라엘의 불순종으로 인해 바벨론 포로라는 심판을 겪은 후, 그 어두움 속에서 메시야가 오심으로 구속의 역사가 완성된다는 것입니다.

더욱 주목할 것은 이 족보 안에 다섯 명의 여인이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다말, 라합, 룻,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 그리고 마리아입니다. 이들은 모두 이방 여인이거나, 율법적으로 부정하게 여겨졌던 인물들입니다. 다말은 시아버지 유다와의 관계로, 라합은 여리고의 창녀로, 룻은 모압 여인으로, 밧세바는 간음의 상처를 지닌 여인으로 소개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당당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구속사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하나님은 죄와 상처,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들을 통해 구속의 역사를 이루십니다. 이는 전적으로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선택은 인간의 자격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는 주권적인 선택이며, 은혜의 결정입니다. 바울이 고백한 것처럼 "약한 자들을 택하사 강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고전 1:27)는 하나님의 방식이, 마태복음 1장의 족보 안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예수의 탄생: 성령으로 잉태된 거룩한 시작

마태는 족보를 통해 그리스도의 인성과 역사성을 강조한 후, 18절부터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이야기를 통해 그의 신성과 신비성을 드러냅니다.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고 동거하기 전에 성령으로 잉태된 것이 나타났더니"라는 구절은, 인간의 역사를 통해 오신 예수가 동시에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선포합니다.

성령으로 잉태되었다는 표현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는 고백입니다. 예수는 아담의 후손이면서도, 아담과 같은 죄의 본성을 지니지 않으신 분입니다. 그는 인류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반드시 사람으로 오셔야 했고, 동시에 죄 없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그 죄를 담당하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십니다. 이는 단순히 이적이나 신비의 문제가 아니라, 구속론의 핵심입니다.

또한 요셉의 반응 속에서도 우리는 깊은 묵상을 하게 됩니다. 요셉은 의로운 사람으로서 마리아를 드러내지 않고 가만히 끊고자 하였으나, 주의 사자의 꿈에 순종하여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입니다. 이는 자기 의를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에 순복하는 의인의 길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언제나 순종을 통해 이루어지며, 순종은 자기 판단과 계산을 내려놓는 겸손에서 시작됩니다.

 

결론: 족보로 시작한 복음, 예수로 완성되는 은혜

마태복음 1장은 단순히 예수님의 출생을 알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 장은 창세기 이후 이어져 온 구속사의 결정적인 전환점입니다.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과 다윗에게 주신 언약, 그리고 바벨론 포로로 인해 중단된 듯 보였던 하나님의 구속사가,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예수는 인간의 족보 속에 오신 하나님입니다. 죄인의 역사 속으로 들어오셔서 죄인을 구원하신 은혜의 주체이십니다. 인간의 상처와 과거는 더 이상 하나님의 역사를 막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 상처와 실패 속에서 은혜는 더 깊이 흐릅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의 과거 때문에, 우리의 부족함과 자격 없음 때문에 낙심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족보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그러한 사람들을 통해, 오히려 그러한 역사 속에서 구속의 역사를 이루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은 우리 각자의 삶 속에 임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며, 새 역사의 시작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도 족보에 이름을 올릴 수 없는 자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복음의 계보에 참여한 자들입니다. 이것이 바로 마태복음 1장이 오늘 우리에게 전하는 복음의 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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