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가족,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들
마가복음 3장은 예수님의 사역이 갈수록 강력한 반대와 오해에 부딪히는 현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참된 제자의 길과 하나님의 뜻 안에 있는 공동체의 정체성을 선명히 드러냅니다. 안식일 논쟁, 귀신 논쟁, 제자 선택, 가족의 개념 재정의 등은 모두 복음이 단지 개인의 신앙을 넘어 새로운 공동체의 탄생을 의미함을 보여줍니다.
안식일의 회복과 생명의 우선순위 (막 3:1-6)
예수님께서 다시 회당에 들어가셨을 때 한쪽 손 마른 사람이 있었습니다(막 3:1).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이 안식일에 그를 고치시는지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엿보고 있었다’는 표현은 단지 호기심이 아니라 예수님을 고발할 명분을 찾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의도를 아시고 한 가지 질문을 하십니다.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막 3:4).
이는 단순한 논쟁이 아니라 안식일의 본질을 묻는 질문입니다. 안식일은 창조 질서를 따라 하나님의 선하심과 회복을 누리는 날입니다. 그러나 당시 종교 지도자들은 안식일을 생명을 위한 날이 아니라 율법 준수의 수단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손 마른 사람을 고치시며,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생명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임을 보여주십니다(막 3:5).
그런데 이 사건 이후 바리새인들이 곧바로 헤롯당과 함께 예수님을 죽이려고 모의합니다(막 3:6). 복음은 생명을 살리는 능력이지만, 종교적 권위를 위협받는 이들에게는 두려움이자 반발의 대상이 됩니다. 우리가 오늘날 신앙의 삶 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제사보다 긍휼이며, 형식보다 본질이라는 사실입니다. 참된 안식은 율법의 얽매임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유와 생명의 회복입니다.
제자의 부르심과 하나님 나라의 확장 (막 3:7-19)
예수님의 사역이 확장되자 많은 무리가 그를 따릅니다. 갈릴리뿐만 아니라 유대, 예루살렘, 이두매, 요단강 건너편, 두로와 시돈 등지에서까지 사람들이 몰려옵니다(막 3:7-8). 이는 복음이 지역과 민족의 경계를 넘어 확장되고 있음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무리들 속에서도 특별히 열두 제자를 세우십니다(막 3:13-15). 여기서 ‘부르셨다’는 말은 단지 함께 하자는 의미를 넘어서, 새로운 삶의 사명을 부여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목적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는 함께 있게 하심입니다. 이는 제자도의 본질이 지식이나 행위가 아니라 예수님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출발함을 의미합니다. 둘째는 전파하게 하심입니다. 복음은 단지 배움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전하는 책임이 따릅니다. 셋째는 귀신을 내쫓는 권능을 주셨습니다. 이는 영적 권세를 의미하며, 복음은 단지 이론이 아니라 실제적인 영적 전쟁 속에서 승리를 가져오는 능력임을 나타냅니다.
예수님께서 세우신 열두 제자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상징하며,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의 시작을 상징합니다. 특히 여기서 가룟 유다까지 포함되었다는 점은, 하나님 나라의 부르심이 인간적인 자격이나 이해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제자의 길은 영광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걷는 고난의 여정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도 예수님과 함께 머물며, 복음을 전하고, 영적 싸움에서 담대히 나아갈 수 있는 제자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오해와 대립 속에서 드러나는 참된 가족 (막 3:20-35)
예수님의 사역이 확장되자 가족들이 예수님을 붙들러 옵니다. “그가 미쳤다”고 말하는 이 장면은 단순히 걱정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역을 이해하지 못한 가족들의 오해와 갈등을 보여줍니다(막 3:21). 이와 함께 서기관들은 예수님의 권능을 보고도 “그가 바알세불에 들렸다”고 비방합니다(막 3:22). 이는 복음의 권능조차 악으로 판단하는 극단적인 불신을 드러냅니다.
예수님은 이에 대해 사탄이 스스로 싸우면 그 나라가 설 수 없다고 반박하시며, 강한 자를 결박하지 않고는 그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칠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막 3:23-27). 이는 예수님께서 사탄의 권세를 이기시는 더 강한 분이심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성령을 모독하는 죄, 즉 진리를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끝까지 회개하지 않는 죄에 대해선 사함이 없다고 단호히 말씀하십니다(막 3:28-30).
이후 예수님의 가족들이 찾아오고, 사람들은 "당신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밖에서 찾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누가 내 어머니이며 동생들이냐" 하시며 둘러앉은 자들을 가리켜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니라"(막 3:33-35)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혈연 중심의 공동체를 넘어, 말씀에 순종하는 신앙 공동체가 진정한 가족임을 선언하신 말씀입니다.
이 장면은 공동체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묵상을 불러일으킵니다. 교회는 단지 같은 신념을 공유하는 집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실천하는 새로운 가족입니다. 우리가 교회 안에서 형제자매라 부르는 이유는, 단지 호칭 때문이 아니라, 말씀 앞에 함께 무릎 꿇고 순종하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의 교회 공동체가 단지 조직이 아니라 말씀에 기초한 생명의 공동체가 되어야 함을 일깨워줍니다.
결론
마가복음 3장은 예수님이 누구신가에 대한 질문과, 그분을 따르는 자들이 어떤 공동체를 이루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율법의 껍데기를 깨뜨리며 생명을 살리시는 주님(막 3:4-5), 새 백성으로 부르신 제자들(막 3:13-15), 외형적 관계보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자들을 가족이라 하신 선언(막 3:35), 이 모든 내용은 우리가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로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복음은 단지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하며 그 뜻에 순종하는 사람들을 통해 확장되어 갑니다. 오늘 우리도 주님 앞에 서서 질문해야 합니다. 나는 정말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자인가? 나는 주님이 가족이라 부르시는 공동체 안에 있는가? 이 질문은 신앙의 본질을 돌아보게 하며, 복음의 진정한 능력을 경험하게 하는 시작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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