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서론 – 설교자의 부르심과 사명
1. 설교가 단순한 연설이 아닌 이유
설교는 인간의 생각과 지식을 전달하는 강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성령의 능력 안에서 선포하는 거룩한 사역입니다. 세상의 연설가는 청중의 감정을 자극하고, 정치가는 여론을 움직이며, 학자는 지식을 전달합니다. 그러나 설교자는 그 모든 것과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설교자는 영혼을 살리고 변화시키는 복음의 도구로 부름받았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2장 4-5절에서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설득력 있는 지혜의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으로 하여”라고 고백했습니다. 이는 설교가 사람의 언어와 기법을 넘어서서, 하나님의 능력에 의존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2. 보수 장로교 전통 속 설교의 위치
보수 장로교 전통에서 설교는 예배의 중심이며, 교회의 생명선입니다. 예배의 순서에서 설교는 단순히 ‘말씀’ 한 부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에게 말씀하시는 시간으로 여겨집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21장)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설교로 밝히 드러내는 것”을 공예배의 중요한 요소로 규정합니다.
따라서 보수 장로교 목회자는 단순한 종교 지도자가 아니라, 말씀의 청지기입니다. 그는 말씀을 맡아 보존하고, 정확히 해석하며, 성도들의 삶에 적용하는 사명을 가집니다. 이런 인식이 목회자의 설교 준비와 전달, 그리고 삶의 모든 영역을 지배해야 합니다.
3. 말씀 선포의 성경적 근거
성경은 목회자의 설교 사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합니다. 디모데후서 4장 2절은 목회자의 부르심을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합니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
여기서 ‘전파하라’는 헬라어 κήρυξον(케뤽손) 은 ‘선포하다, 공포하다’라는 의미로, 사신이 왕의 명령을 그대로 전달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설교자는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변질 없이 전하는 왕의 사신입니다.
또한 로마서 10장 14-15절은 말씀 선포가 구원의 필수 경로임을 보여줍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기 때문입니다. 설교자는 이 구원의 통로 역할을 담당합니다.
4. 목회자 자신이 말씀 속에 거하는 삶
설교자의 부르심은 단지 ‘설교를 잘 하는 기술’에 있지 않습니다. 말씀과 설교자의 인격이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한복음 15장에서 예수님은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이라는 표현으로 제자의 삶과 말씀의 내적 결합을 강조하셨습니다.
말씀을 단지 연구 대상으로만 여기는 설교자는 결국 힘을 잃게 됩니다. 성령께서 역사하시는 설교는, 말씀을 전하는 자가 먼저 그 말씀에 사로잡혀 살아갈 때 나타납니다. 스코틀랜드의 부흥운동가 로버트 머리 맥체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회중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목사의 거룩함입니다.”
이는 설교자의 삶과 설교 내용이 분리될 수 없다는 진리를 보여줍니다. 말씀을 전하는 입이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 때, 청중은 그 진정성을 감지하고, 설교의 권위는 인간의 기교가 아니라 하나님의 인침에서 나옵니다.
5. 부르심의 확신과 설교 사명의 지속성
설교자가 오래도록 성실히 설교하려면, 부르심에 대한 확신이 뿌리 깊어야 합니다. 부르심은 단순히 ‘설교를 하고 싶다’는 열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직접 주시는 사명감에서 나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부르심 앞에서 두려움과 망설임을 가졌으나, 하나님의 부르심은 그를 설교자로 세웠고, 그 마음에 불타는 불처럼 말씀을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했습니다(렘 20:9).
설교자는 부르심의 확신이 흔들릴 때, 사역의 어려움 앞에서 쉽게 지치거나 타협하게 됩니다. 그러나 부르심이 분명하면, 설교자는 외적인 환경이 어떠하든지 간에 말씀 사역을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습니다.
6. 결론 – 설교자의 존재 이유
설교자는 단지 교회를 운영하거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복음 선포이며, 설교자는 그 중심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시대와 문화 속에 충실히 전달하는 메신저이자, 말씀의 빛으로 성도의 삶을 인도하는 목자입니다.
따라서 설교자가 설교를 잘 한다는 것은 단지 말솜씨가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해석하고, 성령의 능력 안에서 담대하게 선포하며, 자신의 삶으로 그 말씀을 증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바로 보수 장로교 설교자가 강단에서 서야 하는 이유이며, 그의 부르심과 사명의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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