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설교 준비의 영적 토대
1. 설교 준비의 본질 – 영적 사역
설교 준비는 강단에서의 몇 분을 위해 자료를 모으는 작업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 깊이 받아내어 성도에게 전하는 영적 과정입니다. 바울은 고린도후서 4장에서 설교자를 ‘질그릇’에 비유하며, 그 안에 담긴 보배가 하나님의 능력임을 강조했습니다. 설교자가 아무리 지적 능력이 뛰어나도, 성령의 조명(illumination) 없이는 말씀의 생명력이 드러날 수 없습니다.
설교 준비의 출발점은 책상 앞이 아니라 무릎 꿇는 자리입니다. 영적 토대 없이 설교를 준비하는 것은, 기초 없는 집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마 7:24-27).
2. 기도의 필수성 – 설교 전·중·후의 기도 생활
설교 준비에서 기도는 ‘형식적 의무’가 아니라 전 과정에 걸친 숨줄입니다.
- 설교 전 기도: 본문 선택과 해석, 청중의 필요를 분별하도록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합니다. 이때는 특히 설교자의 마음이 말씀에 겸손히 열리도록 간구해야 합니다.
- 설교 중 기도: 강단에서 말하는 순간에도 마음 깊이 하나님께 의지하며, 즉석에서 주시는 감동을 분별해야 합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깨달음이 원고에 없는 적용과 권면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설교 후 기도: 선포된 말씀이 성도의 마음에 뿌리내리도록 중보하며, 설교자를 향한 비판이나 칭찬에 휩쓸리지 않도록 영적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앤드류 머레이(Andrew Murray)는 “기도 없는 설교자는 불 없는 난로와 같다”고 했습니다. 기도는 설교자의 말에 불을 붙이는 성령의 도구입니다.
3. 성경 연구의 깊이와 방법론
영적 토대 위에 서 있는 설교 준비는 반드시 깊은 성경 연구를 포함합니다. 보수 장로교 전통에서는 ‘성경이 스스로를 해석한다’(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는 원리를 따라, 본문 해석 시 성경 전체 맥락을 고려합니다.
연구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 본문 읽기 – 최소 10회 이상 반복하여 읽으며, 단어·문장 구조·강조점을 파악
- 본문 관찰 –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5W1H)를 질문
- 본문 해석 – 원어 연구, 역사·문화적 배경 탐구, 신학적 의미 도출
- 본문 적용 – 당시 청중과 오늘 청중의 상황을 연결
- 다른 본문과 비교 – 성경신학적으로 메시지를 확장
이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설교자가 성경을 얕게 다루면 청중도 말씀을 얕게 이해하게 됩니다.
4. 원어 연구와 본문 해석
히브리어와 헬라어는 성경 본문의 뉘앙스를 온전히 전달하는 열쇠입니다. 예를 들어, 디모데후서 4장 2절의 ‘전파하라’(κήρυξον)는 단순히 ‘말하다’가 아니라, 왕의 명령을 대언하듯 권위를 가지고 선포하라는 뜻입니다.
원어 연구는 주석서나 성경 프로그램에만 의존하기보다, 직접 단어의 용례와 문법 구조를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본문이 가진 색채와 깊이가 훨씬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5. 개인 경건과 말씀 묵상의 연계성
설교자가 본문을 이해하는 깊이는, 개인 경건 생활과 직결됩니다. 매일 성경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삶이 없는 설교자는, 설교 준비 시에도 영적 메마름을 경험하게 됩니다.
개인 경건의 실제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하루의 첫 시간을 말씀과 기도로 시작하기
- 묵상한 말씀을 설교 준비 노트에 기록하여, 필요할 때 참고하기
- 성도에게 적용하기 전에 자신에게 먼저 적용해보기
스코틀랜드의 목회자 토마스 찰머스는 “설교 준비의 절반은 목사의 기도실에서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자신의 영혼이 먼저 변화될 때, 그 설교는 생명력을 얻게 됩니다.
6. 영적 전쟁의 인식
설교 준비는 단순한 지적 작업이 아니라 영적 전쟁입니다. 사탄은 말씀 선포를 방해하기 위해 설교자의 마음을 흔들고,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며, 불필요한 분주함으로 시간을 빼앗습니다.
에베소서 6장 11-18절은 설교자가 영적 무장을 갖추도록 권면합니다. 진리의 허리띠, 의의 흉배, 믿음의 방패, 구원의 투구, 성령의 검(하나님의 말씀)을 취하는 것은 설교 준비 과정 전체를 보호하는 영적 방패입니다.
7. 결론 – 보이지 않는 기초가 설교의 힘을 결정한다
설교의 성공 여부는 강단에 서기 전,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이미 결정됩니다. 기도의 깊이, 말씀 연구의 정직함, 경건 생활의 진실성이 강단에서의 권위와 능력으로 나타납니다.
설교 준비의 영적 토대를 무시한 채 기술과 예화에만 의존하는 것은, 뿌리 없는 나무를 심는 것과 같습니다. 반대로, 깊은 영적 토대 위에 세워진 설교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생명력을 드러내게 됩니다.
설교 잘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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