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당한 아들, 참된 사랑의 계명을 따르라
마가복음 12장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서 종교 지도자들과 벌이시는 연속적인 논쟁 장면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어떤 사람들에게 주어지는지, 그리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참된 믿음의 길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밝혀주는 장입니다. 포도원 농부의 비유, 세금 문제에 대한 지혜로운 대답, 부활 논쟁과 계명의 우선순위, 그리고 가난한 과부의 헌금에 이르기까지, 마가는 예수님이 공적인 사역의 마지막 주간에 보여주신 깊이 있는 가르침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포도원 농부 비유 – 거절당한 아들의 경고 (막 12:1-12)
예수님은 비유로 말씀하시며 한 사람의 포도원 이야기로 시작하십니다. 포도원을 세우고 울타리를 두르며 망대를 짓고 농부들에게 쇠를 주고 떠난 주인이 등장합니다. 때가 되어 주인은 소출을 받기 위해 종들을 보내지만, 농부들은 종들을 때리고 능욕하며 죽입니다. 마지막에는 "내 아들은 존대하리라" 하며 아들을 보내지만, 그들은 아들을 죽이고 그 유산을 차지하려 합니다(막 12:1-8).
이 비유는 너무나 명백하게 이스라엘의 역사를 요약한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자신의 포도원으로 삼으시고, 선지자들을 보내시며 열매를 기대하셨지만, 이스라엘은 거절과 반역으로 응답했습니다. 마지막에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는 바로 그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였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아들을 잡아 죽이려 하고, 결국 십자가에 못 박습니다.
예수님은 시편 118편을 인용하시며 말씀하십니다.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막 12:10). 거절당한 예수님이 오히려 하나님의 구속 계획의 중심이 되심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이 말씀은 복음의 핵심을 꿰뚫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오신 메시아를 거절했지만, 하나님은 그 거절당한 아들을 통해 구원의 문을 여셨습니다. 우리도 주님을 자기 방식으로만 받아들이려는 자리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십자가를 부인하고 영광만을 구하는 신앙은 아닌지 깊이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을 하나님께 드리라 (막 12:13-17)
이후 바리새인과 헤롯당 사람들이 함께 와서 예수님께 함정을 파는 질문을 합니다.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으니이까 옳지 아니하니이까?”(막 12:14). 이는 정치적, 종교적 두 축을 동시에 흔들려는 교묘한 질문이었습니다. 찬성하면 유대 민족의 반감을 사고, 반대하면 로마에 대한 반역죄로 엮을 수 있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데나리온 하나를 가져오게 하시고, 거기에 새겨진 가이사의 형상과 글을 가리키며 말씀하십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막 12:17). 이 짧은 말씀 속에는 복음의 깊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았기에, 우리는 전 존재를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법과 제도는 따르되, 우리의 궁극적 소속은 하나님께 있음을 기억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부활과 하나님의 능력 (막 12:18-27)
사두개인들이 나와 부활에 대한 조롱 섞인 질문을 합니다. 그들은 부활을 믿지 않았기에, 율법의 계율을 빌미로 한 여인이 일곱 형제에게 모두 아내가 된 이야기를 예로 들어 예수님을 시험합니다(막 12:19-23). 예수님은 그들의 무지를 지적하십니다. “너희가 성경도 하나님의 능력도 알지 못함으로 오해함이 아니냐”(막 12:24).
부활 이후의 세계는 이 세상과 다릅니다.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라 산 자의 하나님이심을 강조하시며,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을 언급하십니다. 이는 부활이 단순한 생물학적 생존이 아닌, 하나님의 언약의 성취로서의 생명을 의미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참된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과 능력을 온전히 신뢰하는 데에서 시작되며, 우리는 장차 올 영광의 부활을 바라보며 현재를 살아가야 합니다.
가장 큰 계명 – 사랑의 우선성 (막 12:28-34)
한 서기관이 예수님의 지혜로운 대답을 보고 다가와 묻습니다.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니이까?”(막 12:28). 예수님은 신명기 6장을 인용하시며 대답하십니다.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또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막 12:30-31).
이 대답은 단지 율법의 정리를 넘어, 모든 계명의 핵심이 ‘사랑’에 있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신 말씀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마음과 뜻과 정성과 힘을 다하는 전인격적인 헌신을 의미하며, 이웃 사랑은 그 사랑이 실제 삶으로 드러나는 구체적인 표현입니다. 서기관은 이 대답에 감동하여 “전체로 번제물과 기타 제물보다 나은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막 12:34)라고 하십니다.
이는 율법의 조문을 따르는 자가 아닌, 그 정신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자가 하나님 나라에 가까운 사람임을 보여줍니다. 사랑은 단지 감정이나 태도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전적인 헌신과 이웃을 향한 진실한 섬김으로 나타나는 삶의 본질입니다.
과부의 두 렙돈 – 전부를 드린 신앙 (막 12:41-44)
마지막 장면에서 예수님은 헌금함 앞에 앉으셔서 사람들이 헌금하는 모습을 보십니다. 많은 부자들이 헌금을 하지만, 한 가난한 과부는 두 렙돈, 곧 한 고드란트(극히 적은 액수)를 넣습니다. 예수님은 이를 제자들에게 강조하시며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모두 그 풍족한 중에서 넣었거니와 이 과부는 그 가난한 중에서 자기의 모든 소유 곧 생활비 전부를 넣었느니라”(막 12:44).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액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마음의 전부를 드리는 신앙의 자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얼마나 많이 드리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드리느냐를 보십니다. 이 과부는 가진 것이 적었지만, 자신의 생명을 하나님께 의탁하는 신앙으로 드렸습니다. 그것이 하나님 나라의 참된 경제 원리입니다. 우리의 신앙도 계산과 여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고 모든 것을 내어드릴 수 있는 헌신에서 나와야 합니다.
결론
마가복음 12장은 겉으로는 논쟁의 연속이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의 나라에 속한 자들이 가져야 할 진정한 믿음의 삶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거절당한 아들의 비유에서 우리는 주님의 참된 권위를 마주하게 되고, 세금과 부활 논쟁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소망을 배우며, 가장 큰 계명의 가르침과 과부의 헌금 장면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사랑과 헌신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오늘 우리 역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부름받은 자들입니다. 그 부르심에 합당하게, 주님을 온 마음으로 사랑하고, 이웃을 진실하게 섬기며, 삶의 전부를 드리는 신앙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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