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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주해

마가복음 8장 주요 주제와 해설 묵상

by πάροικος 2025.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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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를 따르는 길, 십자가의 제자도

마가복음 8장은 예수님의 사역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는 장입니다. 사천 명을 먹이신 기적, 바리새인들과의 표적 논쟁, 제자들의 영적 무지, 그리고 베드로의 신앙 고백과 더불어 십자가의 길을 처음으로 예고하신 장면까지, 이 모든 사건은 예수님이 누구신지에 대한 정체성과 그를 따르는 제자의 길이 무엇인지를 선명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본장은 복음의 중심을 향해 나아가는 복선의 정점과도 같습니다.

 

다시 베푸신 은혜, 사천 명을 먹이신 예수님 (막 8:1-10)

예수님께서 많은 무리를 보시고 그들이 배고픔으로 기진해 가는 것을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제자들은 무리가 먹을 수 있을 만한 음식을 어디서 구하겠느냐며 현실적인 한계를 언급합니다(막 8:4). 예수님은 그들이 가진 것을 물으시고, 그들이 일곱 개의 떡을 가지고 있음을 아시고는 무리를 땅에 앉히고 감사 기도 후 떡을 떼어 주십니다(막 8:6). 또한 작은 생선 두어 마리도 축사하신 후 나눠 주셨습니다. 그 결과 사천 명이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이 일곱 광주리에 가득 찼습니다(막 8:8-9).

 

이 기적은 앞선 오병이어 사건(막 6장)과는 다른 별개의 사건으로, 예수님께서 이방 지역에서 베푸신 구원의 표징입니다. 이는 구원이 유대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방인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자비임을 보여줍니다. 이 사건은 또한 제자들의 무지함을 드러내는 배경이 됩니다. 그들은 반복된 기적을 통해서도 여전히 주님의 능력과 의도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현실에 머뭅니다. 이 장면은 인간의 신앙이 얼마나 더디고 제한적인지를 드러내며,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넓고 지속적인지를 보여줍니다.

 

보이지 않는 눈과 들리지 않는 귀 (막 8:11-26)

기적 후에 바리새인들이 와서 예수님을 시험하며 하늘로부터 오는 표적을 구합니다(막 8:11).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시고 깊이 탄식하십니다. "이 세대가 어찌하여 표적을 구하느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세대에는 표적을 주지 아니하리라"(막 8:12). 이 말씀은 단지 기적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믿음을 가지지 않는 완악한 세대를 향한 심판의 말씀입니다.

 

이후 제자들과 다시 배를 타고 가시는 길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바리새인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경고하십니다(막 8:15). 이는 외식과 정치적 탐욕, 세속적 권세에 대한 경계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여전히 예수님의 말씀을 오해하고 떡이 없음을 걱정합니다. 이에 예수님은 그들의 마음이 둔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함을 책망하십니다(막 8:17-18). 이는 영적인 감각의 둔화, 복음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의 상태를 지적하신 것입니다.

 

이어지는 벳새다의 맹인 치유 사건은 이 흐름과 맞물려 있습니다. 예수님은 맹인을 데리고 마을 밖으로 나가시고, 눈에 침을 바르신 후 안수하십니다. 그가 처음에는 사람들이 나무 같은 것들이 걸어 다니는 것 같다고 말하고, 다시 안수하신 후에야 밝히 보게 됩니다(막 8:24-25). 이는 단지 물리적인 치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영적 시각이 점차 열려가야 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믿음의 눈은 하루아침에 활짝 열리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인내로 다듬으시며, 점차 진리를 밝히 보여 주십니다.

 

신앙 고백과 십자가의 길 (막 8:27-38)

가이사랴 빌립보 지방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하십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 그리고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막 8:27-29). 이에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이는 마가복음 전체에서 처음으로 명시된 예수님의 메시아적 정체성에 대한 신앙 고백입니다. 그러나 이 고백은 불완전한 이해 속에 있었으며, 메시아의 길에 대한 제자들의 오해는 곧 이어지는 말씀 속에서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이 때 처음으로 자신이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한 후 사흘 만에 살아나야 할 것을 밝히십니다(막 8:31). 그러나 베드로는 이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붙들고 항변합니다. 이는 유대인들이 기대했던 정치적, 민족적 메시아와는 전혀 다른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예수님은 단호히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막 8:33).

 

이 장면은 복음을 따르는 길이 인간적인 성공과 영광의 길이 아니라, 고난과 죽음을 통한 생명의 길이라는 점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막 8:34). 여기서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자기중심적인 삶의 방향을 완전히 내려놓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주되심 앞에 순종하는 삶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단순히 어려움을 감내하는 수준이 아니라, 복음을 위해 기꺼이 죽을 각오로 살아가는 제자의 태도를 말합니다.

 

예수님은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막 8:35) 하시며, 영혼의 가치를 무엇보다도 강조하십니다. 이 세상에서 아무리 많은 것을 얻는다 해도, 영혼을 잃으면 무슨 유익이 있겠습니까? 결국 우리는 예수님 앞에서 무엇을 따를 것인가, 어떤 생명을 소중히 여길 것인가를 결단해야 합니다.

 

결론

마가복음 8장은 제자도에 있어 결정적인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단지 기적을 베푸시는 분이 아니라, 고난받는 종으로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그를 따르는 삶은 단지 축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헌신의 길입니다. 믿음은 입술의 고백에 그치지 않고, 삶의 방향과 목적을 예수님께로 향하게 하는 전인격적 순종입니다. 오늘 우리도 주님의 질문 앞에 서야 합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곧 우리의 신앙이자 인생의 중심이 됩니다. 그 고백이 십자가의 길로 이어질지라도, 그 길 끝에 부활의 생명이 약속되어 있음을 믿고 담대히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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