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서 강해: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리 (1:27-2:18)
빌립보서 1:27-2:18은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요구되는 태도와 원리를 제시합니다. 바울은 복음에 합당한 삶의 자세, 그리스도의 겸손을 본받는 삶, 그리고 순종과 영적 성장을 강조하며, 성도들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거룩하고 열매 맺는 삶을 살아가도록 격려합니다. 본문의 중요한 구절을 원어의 의미를 더하여 깊이 있게 풀어보겠습니다.
1. 복음에 합당한 삶의 자세 (1:27-30)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 (1:27)
바울은 빌립보 교회에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는 권면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합당하게"는 헬라어 "ἀξίως"(악시오스)로, '가치에 걸맞게' 또는 '조화롭게'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성도의 삶이 복음의 메시지와 조화를 이루어야 함을 뜻합니다. 성도는 복음이 요구하는 삶의 가치를 자신의 행동과 말로 드러내야 합니다.
일치와 협력 (1:27)
바울은 "한 마음으로 서서 한 뜻으로 복음의 신앙을 위하여 협력하라"고 말합니다. "한 마음"은 헬라어 "ἑνὶ πνεύματι"(헤니 프뉴마티)로,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된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는 단순히 조직적인 협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영적 연합을 뜻합니다. 또한, "한 뜻"으로 복음을 위해 협력하라는 것은 교회가 복음 전파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함을 가르칩니다.
두려움 없는 담대함 (1:28)
바울은 성도들에게 대적자들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두려워하다"는 헬라어 "πτοέω"(프토에오)로, 말이 놀라거나 당황할 때 보이는 반응을 묘사합니다. 바울은 성도들이 외적인 핍박과 도전에 맞서 두려움 없이 서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담대함은 성도의 믿음과 복음의 진리를 세상에 증거하는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고난의 의미 (1:29-30)
바울은 고난을 그리스도를 위해 "주어진 은혜"로 설명합니다. 여기서 "주어졌다"는 표현은 헬라어 "ἐχαρίσθη"(에카리스테)로, '선물로 주어지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고난이 단순히 부정적인 경험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성도에게 주어진 축복임을 보여줍니다. 고난을 통해 성도는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고, 믿음을 더욱 굳게 세워가는 기회를 갖습니다.
2. 그리스도의 겸손을 본받음 (2:1-11)
공동체의 겸손과 사랑 (2:1-4)
바울은 성도들이 "같은 사랑을 가지고 한마음으로 뜻을 합하라"고 권면합니다. "같은 사랑"은 헬라어 "τὴν αὐτὴν ἀγάπην"(텐 아우텐 아가펜)으로, 성도들 간에 서로를 향한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을 나타냅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본받아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섬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무엇이든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라는 구절에서 "다툼"은 헬라어 "ἐριθεία"(에리데이아)로,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태도를 의미하며, "허영"은 "κενοδοξία"(케노독시아)로, 헛된 영광이나 자기 과시를 뜻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공동체의 연합을 깨뜨리고 복음의 증거를 약화시킵니다. 바울은 대신 성도들이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를 높이라"고 명령합니다.
그리스도의 겸손과 자기 비움 (2:5-7)
바울은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으라고 강조하며, 그분의 자기 비움을 설명합니다. "자기를 비우셨다"는 표현에서 "비우다"는 헬라어 "ἐκένωσεν"(에케노센)으로, 자신의 권리와 특권을 내려놓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본체이셨으나, 자신을 낮추어 인간의 형체를 입으시고 섬기는 자가 되셨음을 나타냅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태도는 성도들에게 자신의 권리와 주장을 내려놓고 타인을 섬기는 삶의 본보기를 제공합니다. 겸손은 단순히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다른 이들의 유익을 위해 희생적으로 행동하는 태도입니다.
그리스도의 순종과 높아지심 (2:8-11)
예수님은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는 바울의 진술은 그분의 순종이 극한의 희생을 포함했음을 보여줍니다. "복종"에 사용된 헬라어 "ὑπήκοος"(휘페코오스)는 '완전한 순종'을 뜻하며, 예수님의 삶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는 삶이었음을 나타냅니다.
결국 하나님은 그분을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습니다. "높였다"는 표현은 헬라어 "ὑπερύψωσεν"(휘페뤼프소센)으로,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을 통해 그분을 영광스럽게 하셨음을 가리킵니다. 이로써 모든 입이 예수님을 주라 시인하게 되며, 이는 하나님의 궁극적인 영광으로 이어집니다.
3. 순종과 영적 성장 (2:12-18)
구원을 이루는 삶 (2:12-13)
바울은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고 권면합니다. 여기서 "구원을 이루다"는 헬라어 "κατεργάζεσθε"(카테르가제스테)로, 이미 받은 구원을 삶 속에서 실현하고 성화의 열매를 맺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는 성도가 자신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라는 바울의 말처럼 하나님의 능력과 주권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성도의 삶 속에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는 분"입니다. "소원"에 해당하는 헬라어 "θέλειν"(델레인)은 '바라다, 원하다'는 뜻으로, 하나님께서 성도의 내면에 선한 동기를 부여하심을 나타냅니다. 성도의 순종은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응답이며, 이는 성령의 능력으로 이루어집니다.
불평 없이 행하라 (2:14-15)
바울은 성도들이 "모든 일을 원망과 시비 없이" 행하라고 명령합니다. "원망"에 해당하는 헬라어 "γογγυσμός"(공귀스모스)는 불평과 불만을 뜻하며, "시비"는 "διαλογισμός"(디알로기스모스)로 논쟁이나 의심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데 방해가 됩니다.
대신 성도는 "흠이 없고 순전하여" 하나님의 자녀로 세상에서 빛처럼 나타나야 합니다. 이는 성도가 세상의 부패한 가치관과 달리, 하나님의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빛을 드러내야 함을 가르칩니다.
생명의 말씀을 밝히 드러냄 (2:16-18)
바울은 성도들이 "생명의 말씀을 밝혀"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단순히 말씀을 전파하는 것을 넘어, 그 말씀에 따라 사는 삶으로 세상에 그리스도의 진리를 나타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자신의 헌신과 희생을 "제물로 드리는 것"에 비유하며, 성도들의 믿음이 성장하고 열매 맺는 것이 자신의 사역의 기쁨이자 보람임을 밝힙니다. 이는 성도들이 자신의 삶을 기쁨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적 삶을 살아야 함을 교훈합니다.
결론: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리
빌립보서 1:27-2:18은 그리스도인의 삶이 복음에 합당하고, 그리스도의 겸손과 희생을 본받으며, 순종과 영적 성장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함을 가르칩니다. 이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본을 따라 겸손히 살아가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데 헌신하도록 도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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