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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와교회사/교리공부

요한일서 4:8 "하나님은 사랑이시라"에 대한 삼위일론적 주해

by πάροικος 2025.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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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요한일서 4장 8절의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말씀은 성경 전체를 꿰뚫는 진리이며, 삼위일체 하나님의 본성과 사역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선언입니다. 본 글은 이 말씀을 조직신학적, 특히 삼위일론적 관점에서 깊이 주해함으로써, 성도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보다 분명하고 신학적으로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돕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단지 감정적 차원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의 내적 본질에서 비롯된 존재론적 실체임을 밝히고자 합니다.

요한일서 4:8의 본문적 맥락

요한일서 4장 8절은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는 말씀입니다. 이 구절은 단순한 권면이 아니라, 하나님의 존재 자체에 대한 계시입니다. 요한은 사랑이라는 개념을 단순히 도덕적 명령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 그러하다고 단언합니다. 즉,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속성이 아니라, 하나님 존재의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본문 구조와 문법적 강조

헬라어 원문에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표현은 "ὁ θεὸς ἀγάπη ἐστίν"으로, 관사 "ὁ"가 "하나님"에만 붙어 있고, "사랑"에는 붙어 있지 않습니다. 이는 하나님이 사랑의 주체이며, 사랑이 하나님의 본질적 특성임을 강조합니다. 즉, 하나님은 사랑을 행하시는 분일 뿐 아니라, 하나님 자체가 사랑이라는 존재론적 진술입니다.

삼위일체와 사랑의 본질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선언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내재적 존재 방식과 구속사적 사역을 모두 포괄하는 진리입니다. 사랑은 타인을 전제로 하는 관계 개념이기에, 이 구절은 삼위일체 교리와 분리하여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삼위 하나님 사이의 영원한 교제와 자발적 자기헌신이야말로 이 사랑의 원형입니다.

성부와 성자의 영원한 사랑

요한복음 17장 24절에서 예수님은 아버지께 "창세 전에 나를 사랑하셨음"을 고백하십니다. 이는 성부와 성자 사이에 시간 이전부터 존재해 온 사랑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이 사랑은 일방적 명령이나 기능이 아니라, 관계적 본질입니다. 성부는 성자를 사랑하시고, 성자는 성부를 사랑하시며, 이 사랑은 완전하고 충만합니다.

성령과 삼위 간의 사랑의 유통

삼위일체 안에서 성령은 사랑의 유통자 혹은 결합자로 이해됩니다. 로마서 5장 5절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라고 증언합니다. 이는 성령께서 성부와 성자 사이의 사랑을 우리 안에 적용하시는 사역을 감당하심을 의미합니다. 성령은 단순한 에너지나 감정이 아니라, 사랑의 인격적 적용자이십니다.

사랑의 삼위일론적 구조와 교리적 중요성

하나님의 사랑은 삼위일체 교리의 핵심적 증거이며, 그 존재론적 토대입니다. 만약 하나님이 단일 위격이었다면, 사랑은 자기 안에 갇힌 독백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영원부터 셋이시며 하나이신 분이기에, 사랑은 영원 전부터 완전한 교제로 존재해 왔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통찰

아우구스티누스는 삼위일체를 설명하며, 성부는 사랑하는 자(Lover), 성자는 사랑받는 자(Beloved), 성령은 사랑 그 자체(Love)로 비유합니다. 이는 철학적 단순화를 경계해야 하지만, 삼위 간의 사랑의 역동을 통찰한 의미 있는 설명입니다. 하나님은 존재적으로부터 사랑이신 분이기에, 사랑이 흘러나오는 근원이십니다.

현대 삼위일체 논의에서의 강조점

사회적 삼위일체론은 삼위 간의 관계성과 상호성에 집중하여, 하나님의 사랑이 공동체적이며 비자기중심적인 특성을 가진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진술에 공동체적 해석을 부여하며, 삼위일체 하나님의 내적 생명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 관점이 위격의 분리나 다신론적 요소로 흐르지 않도록 고전적 정통 교리와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성경적 사랑과 구속사적 사역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말씀은 삼위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의 사역, 즉 경륜적 삼위일체의 사역과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성부의 계획, 성자의 성육신과 희생, 성령의 내적 역사 속에서 우리는 사랑의 실체를 경험하게 됩니다.

성부의 사랑: 창조와 예정

요한일서 4장 10절은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라고 밝힙니다. 하나님은 먼저 사랑하시는 분이며, 창조와 예정 속에서도 이 사랑을 나타내십니다. 에베소서 1장 4절은 "사랑 안에서 우리를 예정하사"라고 표현합니다. 성부의 사랑은 선택적이며 구속적인 사랑입니다.

성자의 사랑: 십자가에서 드러난 사랑

로마서 5장 8절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고 선언합니다. 성자의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자리입니다. 이 사랑은 자기희생과 은혜, 용서의 본질을 담고 있습니다.

성령의 사랑: 내면적 적용과 교통

고린도후서 13장 13절은 "성령의 교통하심"을 언급하며, 이는 단지 인간 상호 간의 교제를 넘어서, 하나님과의 내적 교제를 가능케 하는 은혜입니다. 성령은 사랑을 깨닫게 하시고, 그 사랑 안에 머물게 하십니다. 성령의 내적 사역 없이는 하나님의 사랑은 외적 진술로 머물 뿐이며, 성도는 그 사랑 안에 거할 수 없습니다.

신앙적 적용과 교회 공동체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말씀은 단지 교리적 선언이 아니라, 실천적 삶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삼위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는 삶은 곧 그 사랑을 실천하며, 교회 공동체 안에서 그 사랑을 드러내는 삶입니다.

사랑의 실천: 삼위 하나님의 본받음

에베소서 5장 1-2절은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고 권면하며,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라는 의미입니다. 성도는 하나님의 사랑을 단지 감정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삼위 하나님의 사랑의 방식, 곧 자발적 헌신과 자기 비움은 우리의 삶의 본이 됩니다.

교회의 공동체성: 삼위 하나님의 반영

교회는 삼위 하나님의 사랑을 반영하는 공동체입니다. 요한복음 13장 34-35절에서 예수님은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회의 사랑은 삼위 하나님 안의 사랑을 외적으로 증거하는 수단입니다.

결론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요한일서 4장 8절의 말씀은 단순한 도덕적 교훈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존재론적 선언입니다. 이 사랑은 성부, 성자, 성령 간의 영원한 교제와 자기헌신에서 비롯되며, 창조와 구속, 그리고 성령의 내적 사역 속에서 구체화됩니다.

이 교리는 단지 신학적 명제가 아니라, 우리가 예배드리고, 살아가며, 서로를 사랑할 수 있게 하는 토대입니다. 삼위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한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생명 안에 참여하는 것이며, 이 땅에서 천국을 미리 살아내는 길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 사랑을 바르게 이해하고, 깊이 누리며, 풍성히 실천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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