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의 백성이 함께 일어날 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이 거룩한 자리에서 예배드리는 여러분 모두를 환영합니다. 우리가 함께 모여 말씀을 듣는 이 시간은 단순한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회복과 순종의 자리로 부르시는 은혜의 순간입니다. 오늘은 느헤미야 3장을 묵상합니다. 이 장은 처음 읽으면 단순한 ‘건축 참여 명단’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님의 구속사와 공동체 회복의 심장을 보여주는 매우 깊은 말씀입니다. 누구는 성문을, 누구는 성벽 한 부분을, 누구는 집 앞의 작은 구간을 재건합니다. 마치 아무 의미 없을 것처럼 보이는 이름들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공동체를 세우시는 방식, 성도를 사용하시는 방식, 그리고 함께 일할 때 완성되는 하나님의 역사를 보게 됩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도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동역자로 부르심받았음을 다시 깨닫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성전에서 시작되는 회복(느 3:1)
느헤미야 3장은 엘리아십 대제사장이 양문을 건축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느 3:1). 성경은 결코 우연한 순서를 기록하지 않습니다. 엘리아십은 제사장장이었습니다. 그는 백성의 대표이자 예배의 중심을 섬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가장 먼저 앞장서서 성문을 세웁니다.
‘건축하다’라는 표현은 히브리어 바나(בָּנָה) 로, 단순히 짓는다는 의미를 넘어 만들며 회복한다는 넓은 뜻을 갖습니다. 즉, 성벽 재건은 구조물을 복구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의 삶을 재건하는 영적 행위입니다.
양문(羊門)은 제물로 드려질 양들이 드나드는 문으로, 제사와 희생을 상징하는 중요한 공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성벽 재건의 시작점을 ‘예배 회복의 문’에서 시작하게 하셨습니다. 이는 구속사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진리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예배가 회복될 때 공동체를 다시 세우십니다.
예배는 건물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먼저 무릎 꿇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의 삶에서도 재건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회복은 언제나 예배로부터 시작됩니다. 예배가 바로 세워져야 가정이 세워지고, 교회가 세워지고, 일터가 세워집니다.
이름 없는 사람들이 완성하는 하나님의 역사(느 3:2–12)
느헤미야 3장은 아주 자세히 기록합니다. “그 다음은 누구, 그 다음은 누구”라는 표현이 30번 이상 반복됩니다.
히브리어로 “그 다음은”이라는 말은 ‘아하라이헴’(אַחֲרֵיהֶם)인데, 이는 단순한 순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어져 서로를 연결한다, 신앙의 연속성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느헤미야라는 한 사람의 지도자만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장인, 상인, 제사장, 귀족, 평민, 딸들까지—각자 맡은 부분에서 일어났습니다(느 3:12).
이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방식입니다.
‘한 영웅’이 모든 것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 전체가 ‘조각’처럼 모여 전체를 완성합니다.
각자가 맡은 영역은 작아 보였지만, 하나라도 빠지면 성벽은 완성될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작은 순종도 하나님의 큰 그림 안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울도 말합니다.
“몸은 많은 지체가 있으나 한 몸”(고전 12:12).
하나님은 작은 섬김을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일에는 ‘큰 일’과 ‘작은 일’이 없습니다.
성벽 전체는 작은 단위의 순종이 모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자기 집 맞은편—하나님은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일하게 하신다(느 3:10, 23, 28, 29)
특히 눈에 띄는 표현이 있습니다.
“자기 집 맞은편”(느 3:10, 23, 28, 29).
이 말은 히브리어로 ‘네게드 베이토’(נֶגֶד בֵּיתוֹ)인데,
‘바로 앞에’, ‘눈앞에서 책임지는 영역’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전쟁터나 성문 앞으로 보내지 않으셨습니다.
누군가는 자기 집 앞, 누구는 자기 집 뒷면을 재건했습니다.
이 말씀은 매우 깊은 영적 의미를 갖습니다.
하나님은 ‘가장 가까운 자리’, ‘내가 책임져야 할 자리’부터 재건하게 하십니다.
그것은
- 나의 가정,
- 나의 일터,
- 나의 교회 자리,
- 나에게 맡겨진 사역,
- 나에게 주어진 사람들
입니다.
우리는 종종 멀리 있는 사역, 거창한 일에 마음을 빼앗기지만 하나님은 가장 먼저 “너에게 맡긴 바로 그 자리”를 세우라고 하십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여러분에게 가장 가깝고 가장 중요한 영역을 맡기셨습니다.
그곳을 세울 때 하나님은 전체를 세우십니다.
협력하지 않은 사람—‘드고아 귀족들’(느 3:5)
유독 부정적인 사람도 기록됩니다.
“드고아의 귀족들은 그들의 주가시키는 일을 분담하지 아니하였더라”(느 3:5).
‘분담하다’는 ‘보(בּוֹא)’ 와 연결되어 ‘멍에를 메다’, ‘목을 굽히다’는 뜻인데,
그들은 목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기록은 놀랍습니다.
수많은 헌신자들 사이에서 협력하지 않은 단 한 집단의 이름도 기록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헌신한 자의 이름과 헌신하지 않은 자의 이름을 모두 기록합니다.
주의 일은 “누가 하든 상관없다”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름을 기억하십니다.
누가 순종했고, 누가 거절했는지를 기억하십니다.
그런데 감사한 것은, 이 부정적인 예외가 전체의 분위기를 압도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대다수의 백성은 헌신했고, 협력했고, 일어났습니다.
이는 교회의 본질입니다.
몇 사람이 하지 않아도 공동체는 하나님의 손 안에서 여전히 일어납니다.
성벽의 각 부분은 ‘거룩한 구획’이다(느 3:1, 20, 22)
3장에서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성벽 전체가 거룩하게 구별된 구조라는 점입니다.
엘리아십 대제사장은 양문을 건축한 뒤 성별하였습니다(느 3:1).
‘성별하다’는 히브리어 ‘카다쉬’(קָדַשׁ) 로, ‘거룩하게 구분하다’, ‘하나님께 드리다’는 의미입니다.
여러분, 성벽은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보호하는 신성한 경계입니다.
모든 성문, 성벽, 구획은 하나님께 구별된 영역이었습니다.
우리가 예배하며 섬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상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작은 순종 하나하나가 하나님께 성별된 거룩한 구획입니다.
- 가정을 지키는 순종
- 직장에서의 정직
- 교회에서의 작은 섬김
- 관계에서의 인내
- 은밀한 자리에서의 기도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성별된 영역들”입니다.
성벽 재건은 단지 도시 재건이 아니라 ‘정체성 회복’이었다(느 3:1–32 전체)
성벽은 단지 도시 방어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성벽은 하나님의 백성의 경계, 정체성, 거룩성을 상징하는 영적 구조물입니다.
성벽이 무너졌다는 것은
- 정체성이 무너졌으며,
- 영적 경계가 무너졌으며,
- 우선순위가 무너졌으며,
- 삶의 기준이 무너졌다는 증거였습니다.
그래서 성벽을 다시 세운다는 것은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영적 행위였습니다.
구속사적 관점에서,
성벽은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하게 세워질 영적 공동체의 모형입니다.
신약에서는 성벽 대신 교회가 그 역할을 감당합니다.
그리고 교회를 세우는 것은 결국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공동체 안에 ‘제각기 맡은 부분’을 세우는 것으로 이루어집니다.
마무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느헤미야 3장은 이름과 이름, 직분과 작업 구간을 나열한 명단이 아닙니다.
이 장은 하나님께서 공동체를 세우시는 방식, 성도를 사용하시는 방식, 은혜의 질서를 드러내는 위대한 장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회복은 언제나 예배에서 시작됩니다.
- 모든 성도는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동역자입니다.
- 작은 순종도 하나님의 큰 계획 안에서 매우 중요한 조각입니다.
- 하나님은 우리가 있는 자리—‘자기 집 맞은편’—에서 사명을 주십니다.
- 헌신한 이름과 헌신하지 않은 이름을 모두 하나님은 기억하십니다.
- 성벽 재건은 정체성 회복이며, 오늘 우리에게는 교회를 세우는 사명으로 이어집니다.
여러분의 삶의 자리, 여러분의 가정, 여러분의 기도의 자리, 여러분의 작은 헌신의 자리—그곳이 하나님께서 오늘 재건하시길 원하는 “성벽의 한 조각”입니다.
여러분이 맡은 부분을 세우십시오.
하나님의 선한 손이 여러분과 함께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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