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너진 성벽보다 더 심각한 ‘내부의 무너짐’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도 하나님의 말씀 앞에 모인 여러분을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주님의 은혜가 여러분의 마음에 풍성히 임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우리가 묵상할 말씀은 느헤미야 5장입니다. 이 장은 성벽 재건이 거의 중반부를 지나던 때에, 외적 대적보다 더 위험한 내부의 무너짐이 일어났음을 보여줍니다. 성벽은 견고해지고 있었지만, 정작 백성들의 마음과 공동체는 안에서부터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외부의 공격은 대비할 수 있지만, 내부의 균열은 더 치명적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위기를 통해 공동체가 단순히 성벽이라는 구조물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영적 정체성과 정의, 사랑, 책임을 회복해야 한다는 깊은 메시지를 주십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도 가정과 교회, 공동체 안에서 무엇을 먼저 세워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내부에서 터져 나온 부르짖음—가난한 자들의 절규(느 5:1–5)
본문은 “백성들과 그들의 아내들이 크게 불을 지져”(느 5:1)라는 충격적인 표현으로 시작합니다. ‘불을 지지다’라는 히브리어 자아크(זָעַק) 는 고통 때문에 터져 나오는 절규, 억울하여 하나님께 호소하는 울부짖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생존의 위기에서 터져 나온 영혼의 탄식입니다.
그들의 부르짖음은 세 부류로 나누어집니다.
첫째, “우리 아들과 딸과 함께 많은 사람이 있으니 양식을 얻자고 말하는 자”(느 5:2). 식량 부족 문제가 가장 직접적인 위기였습니다.
둘째, “기근으로 밭과 포도원을 저당 잡힌 자”(느 5:3). 경제적 악순환이 시작되었습니다.
셋째, “왕에게 세금을 바치려고 자녀를 종으로 팔아야 했던 자”(느 5:4–5).
여기서 ‘종’이라는 히브리어 아베드(עֶבֶד) 는 단순한 하인이 아니라 ‘법적 소유물’이라는 심각한 의미를 지닙니다. 하나님 백성의 자녀가 이방 제국의 세금을 감당하기 위해 종이 되는 상황. 성벽을 세우는 손은 있었지만, 그들의 삶은 황폐해져 있었습니다.
이 장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겉으로는 잘 쌓아지고 있는 것 같지만, 내 삶 안의 무엇은 무너져 있지는 않은가?”
“겉으로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지만, 내 마음과 가정은 고통 속에 있지는 않은가?”
하나님은 우리의 외적 성취보다 내적 공동체의 건강함을 더 중요하게 보십니다.
의로운 분노—리더의 심장은 공동체의 고통에 반응한다(느 5:6–9)
내부의 부르짖음을 들었을 때 느헤미야의 반응은 “크게 노하였다”(느 5:6)였습니다. ‘노하다’라는 하라(חָרָה) 는 불이 타오르는 듯한 열과 격정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느헤미야의 분노는 단순한 감정 폭발이 아니라 의로운 분노, 죄에 대한 거룩한 반응이었습니다.
그는 즉시 행동하지 않고 “깊이 생각한 후에”(느 5:7) 귀족들과 민장들을 책망합니다. ‘깊이 생각하다’는 말라크(מָלַךְ) 과 어근이 비슷하여 ‘마음을 다스린다’, ‘판단을 정제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즉, 느헤미야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기도하며 영적으로 분별한 후에 행동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는 백성들을 학대하던 귀족들에게 말합니다.
“너희가 형제에게 각기 취리를 하는도다”(느 5:7).
‘취리하다’라는 나샤크(נָשַׁךְ) 는 ‘이자를 물린다’, ‘물어 뜯듯 빼앗는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공동체 안에서의 착취를 죄로 보십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정의(츠다카, צְדָקָה)와 긍휼(헤세드, חֶסֶד)이 흐르는 공동체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느헤미야는 말합니다.
“우리는 우리 형제를 이방인의 손에서 속량하였거늘 너희는 너희 형제를 팔고자 하느냐”(느 5:8).
여기서 ‘속량하다’는 파다(פָּדָה) 로, 희생을 치르고 되찾아오는 구속적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 장면은 분명히 구속사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속량하셨습니다.
그리고 느헤미야는 지금 같은 일을 백성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참된 공동체는 하나님의 구속을 기억하며 서로를 구속하는 공동체입니다.
급진적 개혁—빼앗은 것을 돌려놓고, 더 이상 짓누르지 말라(느 5:10–13)
느헤미야는 단순히 책망만 하지 않고 구체적 개혁을 단행합니다.
첫째, “밭과 포도원과 기름 올리던 감람나무와 집과… 이자(느쉐흐, נֶשֶׁךְ)를 도로 돌려보내라”(느 5:11).
‘돌려보내라’는 슈브(שׁוּב), ‘회복시키다’, ‘본래의 자리로 되돌리다’, 곧 회개와 회복을 함께 의미합니다.
둘째, “우리가 빌려 준 돈과 양식을 받지 않겠다”(느 5:10).
느헤미야는 모범을 보였습니다.
지도자는 말보다 행동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그는 제사장들 앞에서 귀족들로부터 맹세를 받고, 옷자락을 털며 이렇게 말합니다.
“이 말을 실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이 그의 집과 산업에서 이렇게 털어 버리실지어다”(느 5:13).
‘털어버리다’는 냐아르(נָעַר) 로, 먼지를 털 듯 제거한다는 강한 표현입니다.
하나님의 공동체는 불의가 공존할 수 없는 자리입니다.
정의는 하나님의 성품이며, 공동체가 그 성품을 닮아야 합니다.
백성들은 “아멘” 하고 여호와를 찬송하며 실행합니다(느 5:13).
진정한 부흥은 회개를 실행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듣는 것보다 더 큰 은혜는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본을 보인 지도자—느헤미야의 섬김과 희생(느 5:14–19)
느헤미야는 공동체 개혁을 명령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먼저 살아내었습니다. 그는 12년 동안 총독으로 있으면서 총독이 받아야 할 녹(祿)을 받지 않았습니다(느 5:14).
또한 이전 총독들은 백성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고 부림으로써 부담을 주었으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느 5:15).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그렇게 하지 아니하였노라”(느 5:15).
‘경외하다’는 야레(יָרֵא) 로, 단순한 두려움이 아니라 하나님을 존귀와 경배의 대상으로 깊이 인정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그는 자신은 물론, 부하들도 백성들을 착취하지 않게 했고, 스스로 성벽 공사에 참여하며 공동체에 모범을 보였습니다(느 5:16).
그는 150명이나 되는 사람을 매일 접대해야 했지만, 그 비용도 백성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직접 감당했습니다(느 5:17–18).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내가 이 백성을 위하여 행한 모든 일을 기억하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느 5:19).
‘기억하소서’라는 자카르(זָכַר) 는 하나님께 자신의 헌신을 의식적으로 맡기며, 하나님의 인정과 심판에 자신을 의탁하는 기도입니다.
이것은 자기만족의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만이 진정한 보상자이심을 믿는 신앙 고백입니다.
지도자는 칭찬을 구하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께 기억되기를 구하는 자입니다.
마무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느헤미야 5장은 성벽 재건 중 가장 치열한 영적 전쟁이 내부에서 일어났음을 보여줍니다.
성벽 재건의 가장 큰 위협은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의 불의와 착취, 공동체의 갈등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경외하는 지도자를 일으키셨고, 공동체는 회개하며 다시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줍니다.
- 외부의 위기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내부의 불의와 분열이다.
- 고통당하는 자의 부르짖음은 공동체가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할 영적 신호다.
- 지도자는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분별한 마음으로 행동해야 한다.
- 회복은 ‘빼앗은 것을 돌려놓는 것’, 즉 구체적 순종에서 시작된다.
- 참된 리더는 백성을 짓누르지 않고, 희생적으로 섬기며, 하나님께만 기억되기를 구한다.
- 공동체의 재건은 건물을 세우는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회복하는 일이다.
여러분의 가정과 교회, 일터 안에서도 이 말씀의 원리가 똑같이 적용되기를 축복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공동체를 정의와 사랑으로 다시 세우시기를,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삶을 은혜로 다시 회복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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