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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주해/요약설교

느헤미야 9:1–22 설교

by πάροικος 2025.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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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 위에 다시 세우시는 하나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신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지난 시간에 느헤미야 8장에서 말씀이 회복될 때 공동체 안에 기쁨이 회복되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말씀 앞에서 기쁨이 충만해지고 나면, 그 기쁨은 반드시 죄의 자각과 회개라는 과정을 지나게 됩니다. 오늘 본문인 느헤미야 9장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진실한 회개와 신앙고백을 올려드리는 장면을 기록합니다. 이 장은 성경 전체에서 가장 긴 회개 기도이자, 하나님 나라의 구속사가 어떻게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해 드러났는지를 보여주는 찬송문입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의 신앙도 다시 깊어지고,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의 마음을 깨우며, 삶을 새롭게 세우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회개는 말씀이 열릴 때 시작됩니다(느 9:1–3)

성벽 재건과 초막절이 끝난 후, 백성들은 스스로 모여 금식하며 굵은 베옷을 입고 흙을 뒤집어쓰고 회개합니다(느 9:1).
여기서 ‘금식하다’는 히브리어 쫌(צוֹם) 으로, 단순히 음식을 먹지 않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께 자신을 내어 맡기는 전인적 겸비를 의미합니다.

또한 ‘굵은 베옷’(사크, שַׂק)은 심판의 두려움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상징이며, ‘흙을 머리에 뿌린다’는 행위는 완전히 무너진 마음을 표현하는 고대 근동의 회개 방식이었습니다.

그들은 먼저 이방 사람과 스스로 구별합니다(느 9:2).
‘구별하다’는 바달(בָּדַל) 로, ‘자르듯 떼어 놓다’, ‘거룩하게 분리시키다’라는 뜻입니다.
참된 회개는 ‘무엇을 잘못했는지’만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누구의 삶을 살 것인가’를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종일 서서 여호와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또 네 시간 동안 죄를 자복하며 하나님을 경배합니다(느 9:3).
‘자복하다’라는 야다(יָדָה) 는 손을 들고 하나님 앞에 숨김 없이 자신을 드러내다는 의미입니다.

성도 여러분,
참된 회개는 억지로가 아니라 말씀 앞에 마음이 깨어질 때 시작됩니다.
말씀의 빛이 마음을 비출 때, 숨겨져 있던 죄가 드러납니다.
이 회개는 슬픔이 아니라 회복의 문입니다.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고백하는 믿음의 찬송(느 9:4–6)

레위 사람들은 백성을 대표해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기도는 먼저 하나님이 누구이신가를 찬송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느 9:5–6).
구약의 기도는 언제나 ‘하나님 되심’을 인정하는 것으로 출발합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주는 오직 여호와이시라”(느 9:6).
이 고백 속 ‘여호와’(야훼, יְהוָה)는
‘스스로 있는 자’, ‘존재의 근원’, ‘언약을 이루시는 하나님’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표현,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과 만물이 주께로 말미암아 생명을 얻었다”는 고백(느 9:6)은
하나님을 창조주, 주권자, 통치자, 유지하시는 분으로 인정하는 신앙 고백입니다.

성도 여러분,
회개는 죄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회개는 하나님을 다시 바라보는 것입니다.
하나님 보지 않고 죄만 보면 절망에 빠집니다.
하나님을 보면 죄 앞에서도 소망이 생깁니다.

언약을 세우신 하나님—아브라함을 부르신 은혜(느 9:7–8)

레위 사람들의 기도는 역사 속 구속사를 따라 흘러갑니다.
그들은 먼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선택하셨음을 고백합니다.
“주는 하나님 여호와시라 아브라함을 택하시고”(느 9:7).

‘택하다’는 히브리어 바하르(בָּחַר) 로,
‘바라보고 마음에 두다’, ‘선택하여 붙들다’는 의미입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붙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붙드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언약을 세워
가나안 땅을 주겠다고 하셨습니다(느 9:8).
여기서 ‘언약’이라는 단어는 베리트(בְּרִית) 로,
‘깨지지 않는 약속’, ‘하나님의 일방적 은혜’를 뜻합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주는 의로우심으로 그 말씀을 이루셨나이다”(느 9:8).
하나님의 ‘의로움’(츠다카, צְדָקָה)은
심판적 정의 이전에 약속을 지키는 성실함을 의미합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가 회개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이 언약을 지키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주 넘어지지만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출애굽의 구원—하나님은 고난 속에서 우리를 보신다(느 9:9–12)

기도는 출애굽 사건으로 넘어갑니다.
“주께서 우리 조상들의 고난을 애굽에서 감찰하시고”(느 9:9).
‘감찰하다’는 히브리어 라아(רָאָה) 로,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고 행동하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고난을 보실 뿐 아니라 움직이시는 분입니다.

그들은 홍해의 기적과 애굽 군대의 패배를 기억합니다(느 9:10).
그리고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셨음을 고백합니다(느 9:12).
‘인도하다’는 나하(נָחָה)
‘목자가 양을 안내하듯 부드럽게 이끌다’는 뜻입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단지 능력으로만 인도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섬세함과 자비로 인도하십니다.
구름기둥은 은혜이고, 불기둥은 보호입니다.

시내산 언약—하나님은 말씀으로 백성을 세우신다(느 9:13–14)

레위 사람들은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율법을 주신 사건을 고백합니다(느 9:13–14).
이 율법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향’이었습니다.

“바른 규례와 진리의 율례와 선한 율법을 주셨사오며”(느 9:13).
‘바른’(요셉, יָשָׁר),
‘진리’(에메트, אֱמֶת),
‘선한’(토브, טוֹב)
이 세 단어는 하나님의 말씀의 성품을 나타냅니다.

그들은 안식일을 주신 것도 기억합니다(느 9:14).
안식일은 단순한 쉼이 아니라,
하나님 백성만이 누릴 수 있는 하나님과의 관계적 표지였습니다.

말씀 없는 공동체는 무너지고
말씀 없는 신앙은 흔들립니다.
그러나 말씀을 붙들면 삶은 다시 서기 시작합니다.

광야의 은혜—불순종에도 끊어지지 않는 하나님의 선하심(느 9:15–18)

그들은 하나님이 광야에서 하늘의 양식(만나)과 물을 주신 은혜를 고백합니다(느 9:15).
그러나 그 은혜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교만하여 목을 곧게 하였고(느 9:16),
율법에 순종하지 않았으며,
“하나님을 대적하여 금송아지를 만들었다”(느 9:18)고 고백합니다.

‘목을 곧게 하다’는 히브리어 카셰 오레프(קְשֵׁה־עֹרֶף) 로,
‘순종을 거부하며 고집스럽게 굳어지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그들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주는 용서하시는 하나님이시라 은혜로우시며 자비하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자가 풍부하심으로 그들을 버리지 아니하셨나이다”(느 9:17).

여기서 ‘용서하다’는 셀리하(סְלִיחָה) 로,
‘깊고 넓은 공간에 흘려보내듯 사라지게 하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좁게 보지 않고 ‘넓은 긍휼’로 덮으십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인내는 우리의 죄보다 크고
하나님의 자비는 우리의 넘어짐보다 깊습니다.

끊어지지 않는 동행—광야에서도 하나님은 버리지 않으셨다(느 9:19–22)

레위 사람들의 기도는 계속해서 하나님의 선한 동행을 고백합니다.
“주께서는 주의 큰 긍휼로 그들을 광야에서 버리지 아니하시고”(느 9:19).

그들은 불기둥과 구름기둥이 떠나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떠나지 않음’은 히브리어 수르(סוּר) 의 부정형으로,
‘단 한순간도 물러서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성령(루아흐, רוּחַ)을 주어 그들을 가르치셨고
옷이 헤어지지 않게 하셨으며
발이 부르트지 않게 하셨습니다(느 9:20–21).
이 표현은 하나님의 ‘세밀한 보살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광야길에서
그들의 생명도, 몸도, 마음도 지키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모리 족속의 땅을 그들에게 주셨나이다”(느 9:22).
하나님의 언약이 그대로 이루어졌다는 고백입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의 광야가 길어 보여도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흔들려도
하나님의 약속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마무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느헤미야 9장 1–22절은
이스라엘의 회개 기도이자, 하나님 구속사의 고백입니다.

오늘 우리가 붙들어야 할 진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회개는 죄책감이 아니라 말씀 앞에서의 깨어짐이다.
  2. 회개는 죄보다 하나님을 더 크게 보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3. 하나님은 선택하신 자를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
  4. 우리의 불순종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크다.
  5. 광야에서도 하나님은 떠나지 않고, 은혜는 끊어지지 않는다.
  6. 회개는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여러분의 삶에도 이 회개와 회복의 은혜가 깊이 임하시기를,
하나님을 다시 바라보게 하시고,
말씀 앞에서 새롭게 하시고,
광야에서도 버리지 않으시는 주님의 자비가 여러분을 붙드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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